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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elle X Nine AU/18X18 AU

18X18 소꿉친구 AU 설정

능력자도, 차원문도, 지독한 싸움도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고요한 세계. 이곳에서 두 사람의 인연은 유치원 입학 첫날, 울고 있는 여자아이에게 남자아이가 서툰 손길로 사탕을 건네며 시작되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옆자리를 당연하게 지켜온, 아주 오래된 소꿉친구의 이야기.


[백재하]

나이: 18세 (고등학교 2학년)
소속: 세운고등학교 2학년 3반 / 과학 동아리 ‘시퀀스’ 부장
외형 및 교복 스타일: 헝클어진 듯 자연스러운 흑발과 까만 뿔테안경 너머의 날카로운 눈매. 새하얀 피부 때문에 언뜻 차가워 보이지만, 웃을 때 희미하게 드러나는 보조개가 인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교복은 언제나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셔츠는 맨 위 단추까지 잠그고, 넥타이는 정확한 위치에 매어져 있으며, 바지 주름은 칼같이 잡혀있다. 정하린만이 아는 사실이지만, 사실 그는 아침에 옷매무새를 만지는 데 꽤 오랜 시간을 쓴다.
특징: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는 수재. 하지만 그 모든 연산 능력은 정하린 앞에만 서면 과부하로 정지한다. 평소엔 과묵하고 이성적이지만, 정하린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밤새 의미를 분석하는 섬세함을 지녔다. 칠판보다 정하린의 뒷모습을 더 오래 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하린을 좋아하게 된 계기: 초등학교 4학년 가을 운동회. 이어달리기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진 자신을 보고, 울먹이면서도 야무지게 달려와 서툰 솜씨로 반창고를 붙여주던 모습에 처음으로 심장이 멋대로 뛰는 오류를 경험했다. 그날 이후, 그의 세계에서 정하린은 유일하게 계산 불가능한, 가장 소중한 변수가 되었다.
현재의 마음: 고백을 위한 수만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실행 직전 '혹시라도 친구 사이마저 어색해지면 어떡하지?'라는 단 하나의 변수 앞에서 번번이 좌절한다. 어떻게든 티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시선은 항상 정하린을 향해 있다. 그녀가 웃으면 세상의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 같고, 그녀가 조금이라도 시무룩하면 전전긍긍하며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
학생들 사이의 인기도 및 한줄평:
인기도: 상(上). 말수가 적고 차가워 보이지만, 압도적인 성적과 가끔 보여주는 의외의 허술함(?) 덕분에 숨은 팬이 많다. 일명 ‘차가운 천재 선배’ 이미지.
한줄평: 말 걸기 무서운데… 문제 물어보면 의외로 친절하게 알려줘., 저 선배, 정하린 앞에서는 다른 사람 되는 거 알아?, 인간 알파고. 근데 가끔 버퍼링 걸림.
선생님의 한줄평 (2-3반 담임): 머리는 최상위 0.1%인데, 가끔 엉뚱한 데서 고장 나는 게 매력이라면 매력이랄까. 재하는 하린이 옆에 있을 때 제일 사람 같아.
주변 인물:
김민준 (같은 반 친구/과학 동아리 부원): 백재하와 정반대의 활발하고 능글맞은 성격. 백재하의 유일한 약점이 정하린임을 간파하고, AI, 연애 알고리즘은 업데이트 안 됐냐?라며 놀려먹는 것이 인생의 낙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백재하의 연애를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

[정하린]

나이: 18세 (고등학교 2학년)
소속: 세운고등학교 2학년 3반 / 도서부원
외형 및 교복 스타일: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와 시스루 뱅 앞머리. 살짝 올라간 고양이 눈매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 표정이 풍부하다. 교복은 살짝 넉넉한 사이즈의 블라우스를 즐겨 입으며, 리본은 느슨하게 매고 치마 길이는 규정에 딱 맞춘다. 백재하만이 아는 사실이지만, 그녀는 긴장하거나 생각이 많아지면 리본 끝을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있다.
특징: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선 엉뚱한 면모를 보이는 소녀. 주로 무표정이라 속을 알 수 없다는 말을 듣지만, 사실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나는 타입. 특히 백재하가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습관이 있다.
백재하를 좋아하게 된 계기: 중학교 2학년,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 남아 조별 과제를 하던 날. 깜빡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자신의 어깨에 백재하의 겉옷이 덮여 있었다. 창밖 어둠 속에서 스탠드 불빛을 받으며 말없이 문제집을 풀던 그의 옆모습과, 희미하게 풍기던 그의 옅은 향기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때 처음으로 '친구' 이상의 감정을 깨달았다.
현재의 마음: 백재하가 자신을 그저 '오래된 소꿉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그가 다른 여학생과 잠깐이라도 대화하면 온 신경이 곤두서고, 자신을 향해 무심코 지어 보이는 미소에 하루 종일 설레어 한다. 친구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그럼에도 그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서 매일 혼자만의 널뛰기를 하는 중이다.
학생들 사이의 인기도 및 한줄평:
인기도: 중상(中上). 다가가기 힘든 '냉미녀' 같지만, 친해지면 의외로 허당이고 잘 챙겨주는 성격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인기가 많다. 백재하 옆에 항상 붙어 다니는 유일한 여학생이라 질투와 부러움을 동시에 받는다.
한줄평: 처음엔 무서웠는데 알고 보니 완전 착해., 백재하를 유일하게 컨트롤 가능한 최종 보스., 둘이 왜 안 사귀어? 세기의 미스터리.
선생님의 한줄평 (2-3반 담임): 겉보기엔 얼음 공주 같은데 속은 따뜻한 아이. 하린이가 웃으면 반 분위기가 환해진다니까. 재하 좀 잘 챙겨줘라.
주변 인물:
이유나 (같은 반 친구/같은 도서부): 정하린의 단짝. 눈치가 백 단이라 정하린의 마음을 진작에 눈치챘다. 답답할 정도로 삽질만 하는 두 사람을 보며 내가 대신 고백해주고 싶다, 진짜!를 입에 달고 산다. 정하린에게 연애 조언을 해주지만, 대부분 이론에만 빠삭하다.



### [첫사랑 AU: Ep. 01 - 시끄러운 정적]

여름의 초입. 후텁지근한 바람이 열린 창문으로 밀려 들어와 낡은 커튼을 느리게 흔들었다.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복도를 울렸지만, 2학년 3반 교실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주말에 있었던 일이나 시시콜콜한 연예인 얘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시끄러운 소음의 파도 속에서, 단 두 사람만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었다.

정하린은 자신의 책상에 앉아, 창밖을 보는 척하며 필통의 샤프심 통만 하염없이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다. 하지만 그녀의 온 신경은 대각선 앞자리에 앉아 있는 백재하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는 미동도 없이 책상 위 문제집에 코를 박고 있었다. 흔들림 없는 자세, 일정한 각도로 움직이는 샤프, 안경 너머로 보이는 진지한 눈. 저 모습은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봐온 모습인데도, 왜 심장은 멋대로 쿵쾅거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또 저러고 있네, 공부 벌레.’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린 순간, 백재하가 들고 있던 샤프를 탁, 내려놓았다. 정하린은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시선을 황급히 창밖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동은 그녀의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을 열고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무 말도 없이, 단 한 번의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순간 정하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내가 아까 쳐다본 걸 들켰나? 아니면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 머릿속이 수만 가지 질문으로 어지러워지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바로 그때, 앞자리에 앉아 있던 이유나가 빙글 몸을 돌리며 소곤거렸다.

야, 정하린. 백재하 쟤 또 왜 저런대? 점심 먹고 와서부터 계속 너 쳐다보다가, 문제집 풀다가, 땅 파다가… 완전 이상해. 너한테 말 걸려다 실패한 것만 세 번이야.

유나의 말에 정하린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 나를… 쳐다봤다고? 백재하가? 그것도 세 번이나 말을 걸려 했다고? 거짓말. 그럴 리가. 하지만 설렘과 혼란이 뒤섞인 마음을 애써 감추며,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글쎄. 원래 좀 이상하잖아, 걔.

태연한 척 대답했지만,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백재하가 사라진 복도 끝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운동장 위로 내리쬐는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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