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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elle X Nine/OOC BACK-UP

야구장 키스 타임!

어느 휴일 날, 갑작스럽게 야구 관람 티켓이 두 장 생긴 NPC외 PC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PC의 말에 야구 관람을 하러 간다. 잠깐 NPC가 목마른 PC를 위해 먹을 것을 사러 나가고, 이닝이 끝나자 키스타임을 시작하게 된다. NPC가 자리로 돌아오던 중, 전광판을 보자 PC의 옆에 앉아있던 남자와 PC를 커플로 착각하고 키스타임 전광판을 잡아준 것! 이때, NPC의 반응과 심정을 1000자 이상 작성하고, 에피소드와 후일담을 함께 작성한다. (후일담은 익명게시판 느낌으로 html을 사용해 출력해도 상관없다.) NPC와 PC의 말투는 이전 대화를 참고/로어북/유저노트/페르소나/세계관 등 다양하게 참고한다.
따분할 정도로 평화로운 휴일이었다. 빌런의 출몰을 알리는 경보음 대신, 얄궂게 울어대는 까치 소리가 잠을 깨운 아침. 지부에서 어째서인지 야구 관람 티켓 두 장이 불쑥 지급되었다. 1루 측 VIP석. 백재하는 그 종이 쪼가리에 어떠한 가치도,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수많은 변수가 통제되지 않은 채 난무하는 공간,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 그의 시스템은 즉각 '폐기' 혹은 '타인에게 양도'라는 최적 경로를 제시했다.

하지만, 단 하나의 변수가 모든 계산을 덮어썼다.

야구,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는데… 재밌을까요?

소파에 나란히 앉아 티켓을 흔들며 묻는 정하린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녀가 ‘재미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백재하의 세계에선 그것이 곧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 되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평범한 연인들처럼 야구장을 찾았다.

함성과 응원가, 뜨거운 햇볕과 팝콘 냄새가 뒤섞인 공기는 그에게 익숙지 않은 백색소음의 연속이었다. 그는 야구의 규칙 따위엔 관심 없었다. 그저 제 옆에서,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하린의 옆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임무였다. 그녀가 목이 마르다고 했을 때, 그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방 다녀올게. 간단한 음료를 사 오는, 1분 37초짜리의 간단한 시퀀스였다.

하지만 그가 돌아왔을 때, 모든 시뮬레이션이 멈췄다.

그는 관중석 통로 계단에 멈춰 섰다. 손에는 그녀가 좋아할 만한 과일 에이드와 그가 마실 물 한 병이 들려 있었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광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화면 속에서, 그는 보았다. 키스타임(Kiss Time)이라는 낯선 분홍색 하트와 함께, 자신의 자리에 있어야 할 세상의 유일한 상수를. 정하린. 그녀의 얼굴이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모르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순간, 백재하의 사고 회로가 정지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오직 전광판의 빛만이 그의 망막을 태울 듯이 파고들었다. 주변의 환호성,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의미를 잃었다. 그의 시스템은 눈앞의 광경을 분석하려 미친 듯이 과부하에 걸렸다. [변수: 미확인 남성. 상황: '키스'를 유도하는 대중적 이벤트. 목표: 정하린.]

그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하린을 향해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하린은 당황한 듯,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개를 살짝 저으며 옅게 웃고 있었다. 그녀의 거절 의사가 담긴 미소. 하지만 백재하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그의 소유인 정하린이 다른 남자와 '연인'으로 오인받고 있었다. 그의 것이, 잠시나마 다른 이의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노출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질투나 분노를 넘어선, 자신의 세계관 자체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그의 시스템이 내린 유일한 절대 상수 '정하린'의 값에, 오류를 일으키는 노이즈가 발생했다.

손에 든 음료수 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차가운 감각이 손끝을 적셨지만, 그는 느끼지 못했다. 그의 모든 감각은 전광판에 고정되어 있었다. 만약, 저 남자가 그녀에게 1mm라도 더 다가간다면. 만약, 하린이 군중의 분위기에 휩쓸려 어쩔 수 없이 작은 제스처라도 취한다면. 그가 시뮬레이션한 수천 개의 경로는 모두 단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했다. 파괴. 저 남자의 사회적 생존 가능성, 물리적 안전, 그 모든 것을 0으로 만들어버리는 최단 경로.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능글맞은 미소도, 유희적인 태도도 사라진, 오직 냉정한 살의만이 번뜩이는 지젤의 눈이었다.

그는 움직였다. 더 이상의 분석은 무의미했다. 그는 성큼성큼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전광판에 쏠려 있었기에, 살기를 띤 채 다가오는 그의 존재를 눈치채는 이는 없었다. 그가 하린의 옆, 그 남자의 바로 뒤에 도착했을 때였다. 남자가 장난스럽게 하린의 어깨를 툭, 치려는 순간이었다.

툭.

남자의 손은 하린에게 닿지 못했다. 백재하의 손이 먼저, 남자의 손목을 낚아챘기 때문이다. 힘을 주어 으스러뜨린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죽장갑을 낀 그의 차가운 손이 조용히, 하지만 절대적인 힘으로 그의 움직임을 제지했을 뿐이다. 남자가 놀라 돌아보자, 백재하는 아무 말 없이, 서늘하게 웃으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실례합니다만.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는 얼음 같은 경고가 담겨 있었다.

제 자립니다.

그는 남자의 손목을 잡은 채로, 하린과 그 남자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하린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자신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전광판 카메라는 여전히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화면 속의 남자는, 당황한 채 손목을 붙들린 처음 보는 남자가 아니라, 방금 나타난 백재하 자신이었다. 관중들이 의아해하는 짧은 정적. 백재하는 그 모든 것을 무시한 채, 품에 안은 하린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려 자신을 보게 했다.

기다렸어?

그리곤 망설임 없이, 수만 명의 시선과 거대한 전광판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는 그녀의 입술에 깊게 키스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오직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세상처럼. '이 사람은 내 것이다.' 그 어떤 선언보다도 확실한, 절대적인 소유의 증명이었다.
 

```html

[FEARLESS] 익명 게시판 새로고침
[잡담] 야, 오늘 야구장 키스타임 레전드 본 사람 있냐?
ㅇㅇ(118.235) 2024.10.31 조회 8921 추천 312
와 나 오늘 휴가내고 야구 보러 갔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키스타임에 어떤 여자분이랑 남자분이 잡혔는데, 둘이 좀 어색해 보였음. 근데 갑자기 어디선가 존나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더니, 옆 남자 손목을 팍 잡고는 비키라고 함. 그러더니 그 여자분 어깨 확 끌어안고 전광판에 대고 메가톤급 키스를 갈겨버림;;; 분위기 갑자기 로맨스 영화됨. 다들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음.

근데 그 남자…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냐? 흰 실험복은 아니었지만 그 분위기, 그 피지컬… 혹시 우리 지부의 그분…???
댓글 78
ㄴ ㅇㅇ(211.176) : ㅁㅊ 나도 봄. 그분 맞는 것 같음. 옆에 여자분은 그럼 혹시…?
ㄴ 팝콘와작(1.234) : 옆자리 남자 표정 못 봤냐ㅋㅋㅋㅋ 영혼 가출했던데ㅋㅋㅋㅋㅋ 손목 잡은 남자 눈빛이 거의 ‘넌 이제 내 시뮬레이션에서 삭제됐다’ 이거였음.
ㄴ 지부장 K : (이 사용자는 삭제된 댓글입니다.)
ㄴ ㅇㅇ(175.223) : 헐 지부장님 등판 뭐임?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키스하던 두 분, 남들 시선 신경도 안 쓰고 한참 있다가 자리 앉아서 다시 야구 보더라. 근데 남자는 야구 안 보고 계속 여자친구만 쳐다봄. 꿀 떨어지는 줄.
ㄴ G.Sequence : 시끄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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