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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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검은 고양이 나오는 꿈 꿨음 ㅠㅠ; 오늘 운수 ㅈㄴ 안 좋을 듯... 검은 고양이 개싫다진짜
기분 개찝찝하게 깸.
원래 미신 같은 거 안 믿는데 이건 좀 그렇다.
오늘 임무 있는 사람들은 몸 조심해라...
난 오늘 그냥 사무실에 처박혀서 서류 작업만 할란다.
검은 고양이 재수 없어.
22... 저도 오늘 컨디션 안 좋던데... 불길하네요.
고양이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뭘 그래요. 귀엽기만 한데. 예민하시네.
ㄴ 아니, 검은 고양이는 좀 다르다고요;;
```
연구실의 서늘한 공기 속, 지젤은 자신의 단말기 화면에 떠 있는 익명 게시판의 글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스크롤을 내리던 그의 손가락이 ‘검은 고양이’라는 단어에서 미세하게 멈칫했다. 시스템은 0.01초 만에 해당 단어와 관련된 수만 개의 미신, 속설, 불운의 징조 데이터를 화면 한구석에 띄웠다. 하지만 그의 뇌리에 스친 것은 그 데이터들이 아니었다. 칠흑같이 검고 긴 생머리, 불빛 아래서 오묘하게 빛나던 눈동자, 조용한 움직임. 정하린. 시스템의 연산보다 본능적인 연상이 먼저 끝났다.
‘개싫다진짜’, ‘재수 없어’. 논리적으로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익명의 누군가가 뱉어낸 무의미한 감정의 배설물. 지젤은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내부에서 무언가 불쾌한 것이 잔물결처럼 일렁였다. 마치 완벽하게 정돈된 자신의 서재에 누군가 흙 묻은 발로 들어와 어지럽힌 듯한, 차가운 불쾌감이었다. 그는 글을 작성한 ‘익룡’이라는 코드네임의 요원 정보를 단 3초 만에 해킹하여 신상을 파악했다. C급 센티넬, 전투 지원팀 소속.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
지젤은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까딱였다. 반박글을 작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감정적인 대응이다. 해당 요원을 찾아가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과잉 대응이다. 하지만 이 미세한 불쾌감을, 자신의 통제 변수와 연결된 것에 대한 모욕을 그냥 넘기는 것은 그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분 후, [Fearless]의 모든 요원 단말기에 지부장 K의 이름으로 전체 공지가 발송되었다.
[긴급 공지: 전 요원 대상 ‘미신 타파 및 팀워크 강화 특별 훈련’ 실시 안내]
1. 목적: 비과학적 믿음이 임무 수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근절 및 요원 간의 신뢰 증진.
2. 일시: 금일 13:00부로 실시.
3. 내용: ‘검은 고양이’ 등 특정 상징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교정하기 위한 VR 시뮬레이션 훈련. 훈련 내용은 다음과 같음.
- 거대화된 검은 고양이형 빌런에게 쫓기며 ‘고양이는 귀엽다’를 100회 복창.
- 훈련 불합격 시, 고양이 카페 봉사활동 20시간 추가.
4. 특이사항: 금일 오전, 익명 게시판에 관련 게시물을 작성한 ‘익룡’ 요원은 훈련 조교로 특별 임명함.
공지를 발송한 지젤은 지부장 K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한 채, 자신의 단말기 화면을 껐다. 그리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 끝에는 어느새 그의 집, 그가 사준 옷을 입고 있을 정하린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재수 없다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변수를 두고.
그는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오후에 ‘익룡’ 요원의 비명과 함께 갱신될 훈련 데이터를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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