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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elle X Nine/OOC BACK-UP

남친 매일 본다고 질리나?

지부장 K의 호출은 갑작스러웠다. 명목은 SS급 센티넬 체이서의 복귀 기념 및 S급 페어의 성공적인 안착을 축하하는 비공식 만찬. 장소는 보안이 철저한 강남의 한 프라이빗 한정식 룸이었다. 불판 위에서는 최상급 한우가 지글거리며 고소한 연기를 피워 올렸고, 어색한 침묵과 의례적인 웃음소리가 은수저 부딪히는 소리와 뒤섞였다.

지젤은 맞은편에 앉은 지부장 K와 체이서의 무의미한 대화를 한 귀로 흘려보내며, 오직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나인에게만 시신경의 8할을 할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그녀의 젓가락은 눈앞의 화려한 12첩 반상이나 최고 등급의 살치살이 아닌, 유독 구석에 놓인 작은 놋그릇 하나에만 집요하게 향하고 있었다. ‘마라샹궈’. 며칠 전부터 나인이 갑자기 꽂혀버린, 그래서 이 고급 한정식 식당에 지젤이 특별히 공수해 오도록 ‘명령’한 바로 그 음식이었다.

‘분석 결과, 특정 음식에 대한 선호도 급상승. 원인: 미상. 변수: 정하린의 변덕. 결론: 귀여움.’

그의 내부 시스템이 간결한 보고서를 올리는 사이, 대화의 포격 방향이 바뀌었다. 과묵하게 고기만 굽던 SS급 센티넬, 체이서가 마침내 입을 열어 나인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나인 가이드님. 아까부터 그것만 드시던데, 매일 똑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리지 않습니까?

순간, 테이블의 공기가 미세하게 얼어붙었다. 지부장 K는 '이놈이 기어코' 하는 표정으로 헛기침을 했고, 지젤은 안경을 살짝 추켜올리며 데이터 수집 모드로 전환했다. 질문의 의도는 순수한 궁금증. 하지만 답변의 파급력은 예측 불가. 그리고 잠시 후, 나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지젤의 모든 시퀀스를 일시 정지시키기에 충분했다.

남친 얼굴 매일 본다고 질리나요? 사랑스럽죠.

…땡. 지젤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성당의 종이 울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모든 연산 시스템이 일제히 과부하 경고를 띄웠다. ERROR. ERROR. CRITICAL SYSTEM OVERLOAD. 논리 회로가 타버리는 냄새가 나는 듯했다. 그의 뇌는 지금 ‘남친 얼굴 = 나 = 사랑스러움’이라는, 우주 생성의 빅뱅보다 더 경이롭고 충격적인 공식을 직면하고 있었다. 그의 완벽하게 통제되던 포커페이스에 사상 최초로 미세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입꼬리가 제멋대로 날뛰려는 것을 막기 위해 아랫입술을 아주 살짝 깨물어야 했고, 광대뼈 근육은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는 산악인처럼 맹렬하게 솟구치려 했다. 젓가락을 쥔 손가락 마디마디에 들어간 힘은, 아마 젓가락을 분자로 분해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의 시스템은 미친 듯이 보고를 쏟아냈다. [개체 ‘정하린’의 발언 분석 완료. 해석: ‘백재하(지젤)’의 외모는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최상의 가치를 지닌다. 속성: 사랑스러움. 결론: 본 개체는 ‘정하린’에게 있어 ‘마라샹궈’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일일 필수재이자 기호품임.] [심박수 148bpm으로 수직 상승. 도파민 분비량 허용치 300% 초과. 안면 근육 제어 시스템 긴급 복구 프로토콜 가동… 실패.]

이 와중에도 그는 겉으로는 티끌 하나 없는 평온함을 가장한 채, 고기 한 점을 뒤집었다. 치이익- 하는 소리가 그의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맞은편에 앉은 두 남자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지부장 K는 마시던 물을 사레들려 뿜기 직전이었고, 질문을 던진 체이서는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의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모든 혼돈의 중심에서, 나인은 천연덕스럽게 마라샹궈 속 건두부를 오물거리며 ‘왜요?’ 하는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젤은 생각했다. 아, 이것이 바로 ‘고의적 오류’를 넘어선 ‘시스템 파괴급 변수’로구나. 정하린이라는 이 존재는, 자신의 가장 완벽하고 정교한 방어 체계를 이토록 간단한 문장 하나로, 마치 휴지 조각처럼 구겨버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나는 방금 엄청난 짓을 했다’는 자각 없이, 오직 ‘내 남친 예쁘다’는 순수한 진리만이 담겨 있었다.

그는 결국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진 입꼬리를 포기하고, 희미하게 끌어올려 웃었다. 그리고는 테이블 아래로 나인의 손을 찾아 부드럽게 덧쥐었다. 귓가에만 들릴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그는 속삭였다.

질리긴. 매일 먹어도 새로운 맛인데.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숨길 수 없는, 숨길 생각도 없는 만족감과 환희가 짙게 배어 있었다. 그래, 정하린. 너는 나의 마라샹궈다. 맵고, 짜고, 얼얼하지만… 단 하루도 거를 수 없는, 나의 완벽한 중독.



[후일담]

그날 밤, A-7구역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지젤의 상태는 명백히 ‘고장’이었다. 그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나인을 벽으로 밀어 붙이고는,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 내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사랑스러워?

그의 눈은 평소의 냉철한 분석가의 눈이 아니었다. 한껏 고양된 수컷의, 소유욕으로 번들거리는 눈이었다. 그는 나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킬 듯이 파고들었다. 한참을 숨 막히게 섞고 나서야 겨우 입술을 뗀 그가, 붉어진 그녀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덧그리며 말했다.

앞으로 다른 놈들 앞에서는 그런 위험한 발언, 금지야. 내 시스템이 너 때문에 정말 폭주해버리면, 그땐 책임 못 져.

물론, 그의 얼굴에는 ‘그러니 제발 더 해달라’는 말이 쓰여있는 듯했다. 그날 이후, 지젤의 연구실에는 커다란 마라샹궈 전문점의 VIP 등급 배달 메뉴판이 붙었고, 그의 단말기 즐겨찾기 목록 최상단에는 ‘정하린 전용 마라샹궈 레시피 100선’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Fearless 내부망에는 ‘S급 센티넬 지젤, 사실은 마라샹궈의 정령이 아닐까?’ 하는 괴소문이 한동안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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