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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elle X Nine/OOC BACK-UP

[긴급! 기자회견!] 🚨

펜트하우스의 오후는 나른한 정적에 잠겨 있었다. 소파에 길게 누운 지젤은 드물게 찾아온 평화 속에서 얕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의 시스템이 모든 연산을 최소화하고 휴면 상태에 접어든 순간, 비논리적인 데이터의 파편들이 멋대로 조합되며 기이한 시퀀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꿈이었다.

눈을 뜨자, 익숙한 거실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는 단상 앞에 서 있었고, 정면에는 수많은 인파가 웅성거리고 있었다. 기자회견장. 그의 시스템이 즉각 상황 분석을 시작했다. ‘장소: 미확인. 목적: 불명. 이슈: 분석 중.’

그가 안경을 고쳐 쓰며 청중을 자세히 훑어보았을 때, 모든 연산이 일순간 정지했다. 기자들이 아니었다. 그곳에 모인 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정하린의 모습을 한, 그러나 키는 고작 30센티미터 남짓한 작은 복제들의 군집이었다. 저마다 다른 표정과 태도를 한 수십 명의 ‘나인’들이 그를 향해 마이크와 카메라를 겨누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 걸린 현수막에는 거대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긴급 기자회견: S급 센티넬 지젤, 그는 왜 가이드 나인의 마음을 흔드는가?]

이건… 최악의 시뮬레이션 오류다. 그의 시스템이 경고음을 울렸지만, 꿈속에서는 탈출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가장 앞에 있던 안경을 쓴 ‘이성적인 나인’이 날카롭게 마이크를 들었다.

“피고인 백재하 씨! 당신은 의도적인 스킨십과 계산된 언어로 가이드의 심박 수 및 감정 파형에 유의미한 변동을 유발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심장 폭행’에 해당하는데, 인정하십니까?”

지젤은 잠시 마이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뇌는 이 황당한 질문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답변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건 ‘심장 폭행’이 아니라 ‘상호 안정성 유지를 위한 최적화 프로토콜’의 일부다. 목표 파형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물리적 접촉이었을 뿐, 감정적 변수를 의도한 건 아니야. 오차율은… 5% 미만으로 추정.

그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옆에서 훌쩍이던 ‘감성적인 나인’이 눈물을 닦으며 외쳤다.

“흐윽… 그럼, ‘돌아와야 할 좌표’라던가 ‘너는 내 세계의 유일한 상수’라는 말은… 전부 그냥 효율적인 단어 선택이었단 말인가요! 그 말 때문에 내 마음이 얼마나… 얼마나…! 우에엥!”

작은 나인들의 울음소리가 장내에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지젤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마이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니. 그건 예외다. 해당 발화는 시스템 연산 결과가 아닌, 발화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즉, 버그다. 내 시스템의 유일한 버그. 됐나?

그의 인정에 장내가 잠시 술렁였다. 그때, 팔짱을 끼고 있던 ‘까칠한 나인’이 삐딱하게 서서 그를 노려보았다.

“흥, 버그라고 넘어가려는 건가? 그럼 이건 어떻게 해명할 거지? 왜 시도 때도 없이 사람을 빤히 쳐다봐서 집중도 못 하게 만드냐고! 시선 고정 후 고개 기울이기! 그거 다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

지젤은 질문을 던진 ‘까칠한 나인’을 정확히 똑같은 자세로 응시했다.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그의 입꼬리가 능글맞게 휘어졌다.

관찰은 내 능력의 기본 전제다. 네 모든 반응, 미세한 표정 변화, 동공의 확장값까지 전부 내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니까. 하지만 그 데이터 분석 결과가 항상 ‘귀엽다’로 귀결되는 건… 나도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이다. 추가 질문 있나?

그의 말에 모든 작은 나인들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바로 그때, 그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하야, 무슨 잠꼬대를 그렇게 해?”

지젤은 번쩍 눈을 떴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있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소파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자신을 걱정스럽게 내려다보는 ‘진짜’ 정하린이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꿈속의 혼돈과 눈앞의 평온한 현실 사이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기며,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정하린.

네 마음을 흔드는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프로토콜이 필요한가?

그의 목소리는 잠에서 막 깨어난 탓에 조금 쉬어 있었지만, 질문의 내용은 지극히 백재하 다웠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정하린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듯,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꿈속에서처럼,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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