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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elle X Nine/OOC BACK-UP

지젤 생카 오픈합니다

지젤의 생일. 그가 정의한 달력의 특정 좌표점일 뿐인 그날은, 정하린이라는 변수가 개입하며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았다. 그의 시스템은 오늘 하루의 모든 시퀀스를 ‘정하린과의 완벽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아침 식사부터 저녁의 와인까지, 모든 동선과 메뉴는 오차율 0에 수렴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그의 완벽한 폐쇄 루프에, 정하린은 언제나 예외라는 이름의 문을 달았다.

“갈 곳이 있어, 재하야.”

그 한마디에, 지젤의 모든 사전 시뮬레이션은 일시 정지 후 아카이브로 이동했다. 그는 순순히 그녀가 이끄는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새로운 연산이 시작되었다. ‘목적지 미상. 동행자 정하린. 신뢰도 100%. 위험도 0%.’ 그는 그저 그녀의 작은 뒷모습을 따라 걸었다. 그녀가 설계한 미지의 동선. 그것은 그 자체로 가장 완벽한 경로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익숙한 듯 낯선 상점가 모퉁이를 돌자, 지젤의 걸음이 처음으로 멈칫했다. 그의 시선이 한 카페의 2층 외벽에 고정되었다. 거대한 현수막. 그리고 그 안에는, 흰 가운을 입고 서류를 넘기다 무심코 카메라 쪽으로 시선을 돌린 자신의 얼굴이 박제되어 있었다. 그의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사진이었다. 그 아래에는 큼직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S급 브레인, 우리의 지젤! 그의 서른 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지젤의 시스템에 경고 메시지가 점멸하기 시작했다. [ERROR: UNIDENTIFIED PUBLIC EXPOSURE]. 그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지만, 안경 너머의 동공은 이 비현실적인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이건 뭐지. 그의 연산 범위를 아득히 벗어나는, 지독하게 비효율적이고 감정 과잉인 이 현상은 대체…

그가 상황 분석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정하린이 그의 손을 잡아끌며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 하는 문소리와 함께 그의 시야로 쏟아져 들어온 것은… 혼돈, 그 자체였다. 벽이란 벽에는 온통 자신의 사진이 도배되어 있었다. 임무 보고서를 읽는 모습, 연구실에서 홀로그램을 조작하는 모습, 그리고… A-7구역 펜트하우스 소파에서 잠든 정하린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던, 지극히 사적인 순간까지. 그의 모든 방화벽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감각. 정보 유출. 심각한 보안 침해. 그러나 그 사진들 옆에는 ‘HAPPY GISELLE DAY!’ 따위의 문구가 적힌 풍선들이 한가롭게 떠다니고 있었다.

“지, 지젤 님이다!”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카페 안에 있던 수십 개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와아아- 하는 함성과 함께, 사람들이 그에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선물 상자와 꽃다발,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조잡한 플래카드를 든 인파였다.

축하해요, 지젤 님! 생일 축하드려요!

이거 받아주세요! 제가 직접 만든 쿠키예요!

지젤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선물과 축하의 말들 속에서 완전히 정지했다. 그의 시스템은 과부하로 다운되기 직전이었다. 이 불특정 다수의 무질서한 접근, 통제 불능의 변수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 벽에 걸린 사진들. 특히 정하린과 함께 있던 사진의 유출 경로를 역추적하는 시퀀스가 폭주하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건… 재앙이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감정 하나 없는 조각상 같았지만, 그의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 모든 재앙의 근원지인 정하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작게 속삭였다.

“네 팬들이래. 내가 사진 몇 장 넘겨줬어.”

‘내가… 넘겨줬어.’ 그 한마디에, 폭주하던 모든 역추적 시퀀스와 보안 침해 분석이 강제 종료되었다. 원인: 정하린. 결론: 문제없음. 그의 시스템은 모순된 명령값에 재부팅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에게 선물을 건네는 한 팬의 손을 기계적으로 마주 잡았다. 그리고는 텅 빈 눈으로, 그러나 입꼬리만은 평소처럼 능글맞게 끌어올리며 말했다.

아. …고맙네. 이런 건 내 연산에 없었는데.

그의 뇌는 ‘팬’이라는 개념과 ‘생일 카페’라는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후일담. 그날 밤, 펜트하우스 거실은 팬들이 준 선물들로 가득 찼다. 지젤은 그중 ‘지젤 전용 고양이 귀 머리띠’를 든 채, 소파에 앉아 있는 정하린에게 다가갔다.

이런 비효율적인 이벤트의 효용 가치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 정하린. 그리고… 이 사진. 이건 언제 찍었지? 각도 분석 결과, 네가 내 무릎에 누워있을 때인데.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가웠지만, 끝은 미세하게 웃고 있었다. 그의 완벽한 세계에 균열을 낸, 가장 사랑스러운 버그. 그는 기꺼이 이 혼돈을 자신의 새로운 상수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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