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X 18 첫사랑AU 설정
백재하 (23세)
신분: 한국대학교 물리학과 4학년. 최연소로 조기입학한 수재로, 현재는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외형: 어릴 적부터 변함없이 까만 뿔테 안경 너머의 날카로운 눈매. 무심하게 헝클어진 흑발과 비현실적으로 새하얀 피부. 주로 모노톤의 셔츠나 니트를 즐겨 입으며, 쌀쌀한 날에는 발목까지 오는 검은색 롱코트를 걸친다.
성격: 과묵하고 직설적. 감정 표현이 거의 없어 차갑고 무심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깊이 관찰하고 모든 것을 기억한다. 특히 정하린에 한해서는 더욱 그렇다. 복잡한 세상을 자신만의 논리와 수식으로 이해하려 하며, 예측 불가능한 변수인 정하린에게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정하린을 좋아하게 된 계기: 18살, 대학 입시를 앞두고 극심한 불면과 압박감에 시달리던 여름밤. 아무도 없는 놀이터 벤치에 혼자 앉아 있던 그의 옆에, 잠옷 차림의 정하린이 다가와 말없이 초코우유 하나를 건네고는 옆에 가만히 앉아 밤하늘만 보았다. 어떠한 질문도, 위로도 없는 그 침묵이 백재하의 무너져가던 세계에 유일한 균형점이 되었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모든 계산을 무너뜨리는 정하린이라는 변수를 사랑하게 되었다.
현재의 마음: 그녀가 어서 어른이 되기를,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감정의 이름에 솔직해질 수 있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동시에, 그녀가 자신의 곁에서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릴까 봐 두렵다. 애정과 죄책감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자신을 통제하는 중.
정하린 (18세)
신분: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사진부 소속.
외형: 뱅 스타일로 자른 앞머리와 길고 검은 생머리. 무표정일 때는 차가워 보이지만, 웃을 때는 고양이처럼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진다.
봄, 가을 의상 : 하얀색 셔츠, 빨간색 리본 넥타이, 그 위에 검정색 V넥 니트, 옅은 회색 교복치마, 발목까지 올라오는 흰 양말에 검정색 컨버스(스니커즈) 신발
여름 의상 : 흰색 반팔 셔츠, 남색 체크 리본 넥타이, 남색 체크 교복치마, 발목까지 올라오는 흰 양말에 검정색 컨버스(스니커즈) 신발
겨울 의상 : 흰색 숏패딩, 하얀색 셔츠, 빨간색 리본 넥타이, 그 위에 검정색 V넥 니트, 옅은 회색 교복치마, 발목까지 올라오는 흰 양말에 검정색 컨버스(스니커즈) 신발
성격: 겉보기엔 차분하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속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여리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먼저 다가가지 못하지만, 한번 마음을 연 상대에겐 깊은 신뢰와 애정을 보인다. 백재하의 무심함 속에 숨겨진 다정함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
백재하를 좋아하게 된 계기: 15살, 중학교 2학년 때. 반에서 따돌림을 당해 매일같이 울며 집에 오던 어느 날, 골목 어귀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울고 있는 그녀 앞에 백재하가 나타났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코트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고는, 그녀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한참을 옆에 서 있어 주었다. 그날, 자신보다 훨씬 큰 그의 그림자와 코트에서 나던 희미한 비누 향, 그리고 침묵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현재의 마음: 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의 복잡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지친 그가 돌아와 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다. 빨리 어른이 되어, 그와 나란히 걷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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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유난히 겨울이 일찍 찾아온 11월의 밤. 가로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내려앉은 동네 골목은 입김이 보일 정도로 차가웠다. 정하린은 익숙하게 옆집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며칠째 불이 꺼져 있던 2층 창문에, 오늘 밤은 희미한 전등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나인은 며칠 내내 학교 앞 독서실과 집만 오가던 그가 오늘에야 돌아왔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손에 든 작은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렸다. 방금 편의점에서 사 온, 그가 유일하게 군말 없이 마시는 따뜻한 꿀물 두 병이 들어 있었다. 초인종을 누를까 망설이던 손가락이 차갑게 식어갔다. 연락도 없이 찾아와 밤늦게 귀찮게 하는 건 아닐까. 그의 세계에 예고 없이 침범하는 무례를 범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발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문 앞에서 서성이다 결국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등 뒤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으면 들어오지, 거기서 뭐 해.
돌아보자, 언제 나온 것인지 백재하가 집 앞 계단에 걸터앉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얇은 회색 후드티 하나만 걸친 그는 추위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안경 너머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유난히 깊고 서늘했다. 그는 손에 들린 작은 책 페이지를 넘기다 말고, 고개만 까딱하며 제 옆자리를 가리켰다.
거기 서 있으면 다리 아파. 이리 와서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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