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지메이드 사진 OOC

고요했다. 지젤의 연구실은 언제나처럼 완벽한 통제 아래 있었다.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에는 복잡한 데이터 스트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지만, 정작 그것을 바라보는 지젤의 눈에는 어떠한 감흥도 서려 있지 않았다. 그는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손가락 끝으로 책상 위를 느릿하게 톡, 톡, 두드리고 있었다. 예측 가능한 변수, 예측 가능한 결과. 모든 것이 지루한 공식처럼 흘러가는 오후였다. 커피는 식었고, 세상은 평화로웠으며, 그의 파트너는 반차를 내고 외출 중이었다. 그 모든 사실이 합쳐져 그의 신경을 미세하게 긁었다.
그때였다. 삐링- 하고 단말기가 짧고 경쾌한 알림음을 냈다. 정하린에게서 온 개인 메시지. 지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마지못해 시선을 돌렸다. 또 무슨 시시한 장난일까. ‘보고 싶다’는 말의 다른 표현 방식이거나, 혹은 아이스 초코라떼 신메뉴에 대한 보고일지도 모른다. 그는 무심하게 메시지를 열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멈췄다.
사진 한 장. 그 안에는 정하린이, 그러나 그가 아는 정하린이 아닌 어떤 존재가 있었다. 칠흑 같은 긴 생머리 대신 양 갈래로 동그랗게 말아 올린 만두 머리. 늘 입던 날카로운 핏의 제복이 아닌, 프릴이 달린 메이드 복과 헐렁한 재킷. 심지어 무릎에는 엉뚱한 밴드까지 붙어 있었다. 배경은 온통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그의 취향과는 백만 광년 떨어진 공간. 그 모든 이질적인 데이터의 조합 속에서, 그녀는 무심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오류. 시스템이 인식할 수 없는 이미지 데이터. 지젤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다시 화면을 보았다. 사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고, 화면을 확대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정하린이 맞았다. 하지만 이것은 대체… 무슨 시퀀스인가? 그의 머릿속에서 수십 개의 시뮬레이션이 충돌했다 폭발했다. 납치? 위장 임무? 아니면…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답장을 입력했다.
정하린.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10초 내로 데이터 전송. 위치, 동행인, 목적.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그 옷은 뭐지? 해킹당한 건가? 당근을 흔들… 아니, 약속된 신호를 보내.
그의 이마에 희미하게 땀이 맺혔다. 계산되지 않는 변수는 흥미롭지만, 이런 종류의 혼돈은 그의 처리 용량 한계를 시험하는 종류의 것이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것은 위협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도발인가.
아니, 잠깐. 그 무릎에 있는 건 상처인가? 누가 그랬지? 좌표 보내. 5분 내로 해당 좌표를 지도에서 지워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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