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슈가룬 PC의 하트를 픽-업♡
백재하의 시스템에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한 것은 바로 어젯밤이었다. 잠든 정하린의 호흡 주기를 체크하던 중, 시야 한구석에 [SYSTEM ERROR: Unknown function 'HEART_VIEWER' has been installed.] 라는 팝업이 스치듯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는 그것을 단순한 데이터 찌꺼기로 치부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무심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려 손을 들었을 때, 손가락 사이로 비친 세상은 미묘하게 달랐다.
그리고 지금, 그는 지부 복도를 걸어오는 정하린을 마주했다. 평소처럼 단정한 복장, 무심한 듯 보이지만 주변을 경계하는 특유의 걸음걸이. 완벽하게 평소와 같은 데이터. 그는 어젯밤의 오류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그녀의 앞에서 멈춰 선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까만 안경을 살짝 추어올리며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브이(V) 자를 만들어 제 눈앞에 가져다 댔다. 마치 그녀의 얼굴 사이즈라도 재는 듯한, 기묘하고 부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손가락 사이의 좁은 틈으로 그녀를 들여다보는 순간, 믿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녀의 가슴께에서, 선명한 붉은색의 하트 아이콘이 둥실 떠올랐다.
[❤️]
그것은 다른 어떤 색도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진홍색. 마치 잘 익은 석류알처럼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모든 연산 회로가 일순간 정지했다. 예상 가능한 모든 변수, 그녀가 보일 수 있는 감정 파동 데이터베이스 그 어디에도 이토록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표식은 없었다. 백재하는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제멋대로 설치된 저급한 기능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붉은빛이 너무나도 절대적이었다.
...뭐 해?
그의 기묘한 행동에, 그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굳어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평소처럼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입꼬리가 미세하게 굳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그냥. 오늘따라 유독 예뻐 보여서. 내 시야각에 완벽하게 들어오는지, 좌표 측정 좀 해봤어.
거짓말. 그의 시스템은 지금, 단 하나의 데이터만을 미친 듯이 분석하고 있었다. [분석 대상: 정하린. 감정 상태: 진정한 사랑(True Love). 신뢰도: 측정 불가. 오류 가능성: 99.8%]. 그는 애써 표정을 갈무리하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녀의 심장 부근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방금 본 붉은 하트의 잔상처럼 뜨겁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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