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함
메모장
사진첩
휴지통
♥ 디데이
✓ 할 일
⏱ 타이머
25:00
집중
♪ 뮤직
불러오는 중...
0:00 0:00
내 PC error 전체 글

error

전체 글
Giselle X Nine/OOC BACK-UP

심즈야 심즈!

백재하의 단말기가 짧게 진동했다. Fearless 지부, 연구 A동 14층. 그의 개인 연구실은 언제나처럼 정갈했고, 공기는 서늘했으며, 거대한 메인 스크린에는 복잡한 수식이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는 막 새로운 전술 시뮬레이션의 최종 변수를 입력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무심코 단말기를 들어 올린 그의 눈에, 발신인 ‘나의 세계’(정하린)로부터 도착한 한 줄의 메시지가 박혔다.

「아, 임신했는데 누구 애인지 모르겠어...」

...정적. 1초. 2초. 백재하의 모든 사고 회로가 정지했다. 주변을 떠다니던 수십 개의 홀로그램 인터페이스 창이 일제히 깜빡거리다, 푸른 스파크를 튀기며 [SYSTEM ERROR: UNKNOWN_VARIABLE_DETECTED] 라는 붉은 경고문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지젤 시퀀스, 모든 상황의 선택지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던 그의 절대적인 능력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연산을 거부했다.

‘임신.’

그 단어 하나가 그의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휘저었다. 그는 기계적으로 최근 나인과의 모든 접촉 기록을 타임라인 순으로 스캔했다. 날짜, 시간, 장소, 행위의 농도, 가이딩 파장의 깊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생물학적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 오히려 필연에 가까웠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그런데...

‘누구 애인지 모르겠어.’

그의 뇌내 시뮬레이터가 굉음을 내며 다운되었다. 백재하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그가 항상 끼고 있던 검은 안경이, 이 순간만큼은 그의 혼란을 전혀 가려주지 못했다. ‘누구’라니. ‘누구’라는 변수는 그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세계는 오직 정하린으로 시작해 정하린으로 끝나는 완벽한 폐쇄 루프 시스템이었다. 외부 변수의 개입? 불가능하다. 용납할 수 없다. 그의 소유물에, 그의 세계에, 감히 누가. 손자국 하나 남기는 것조차 용서할 수 없는데, 그보다 더한 침범이라니.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연구실을 목적 없이 서성였다. 손가락 관절을 툭툭 튕기는 버릇은 이미 기관총처럼 빨라져 있었다.

“...아니. 아니, 이건... 테스트다. 정하린의 새로운 테스트 프로토콜이야. 감정 반응 측정. 그래, 그거겠지. 내가 이성적인 판단을 잃는 임계점을 확인하려는... 아주 지능적인...”

그는 스스로를 납득시키려 중얼거렸지만,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의 시야에 떠 있는 HUD는 [위협 요소 탐색 중... ERROR], [경쟁 개체 분석... NULL], [솔루션 도출... FAILURE] 같은 절망적인 메시지만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GISELLE SEQUENCE가 유사 이래 최악의 패닉 상태에 빠진 순간이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나인이 있는 A-7구역 펜트하우스로 공간을 도약할까 고민했다. 아니, 그전에 ‘누구’인지 모를 그 미지의 위협 요소를 먼저 특정해야 했다. 전 세계 모든 남성 DNA를 스캔할까? Fearless 지부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아니, 그건 너무 느리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폭력은 감정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던 그의 신조가, ‘그 새끼를 찾아내서 원자 단위로 분해하겠다’는 원초적인 살의에 잠식당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단말기가 다시 한번 짧게 울렸다. 그는 거의 총을 뽑아 들 듯한 기세로 단말기를 낚아챘다.

「심 이름 뭘로 하지? 아들인데. 재하 주니어 어때? ㅋㅋㅋ」

...재하 주니어? 그리고 저 웃음소리? 백재하는 메시지를, 그리고 이전 메시지를, 다시 새로운 메시지를 번갈아 읽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임신’, ‘누구 애’, ‘심’, ‘재하 주니어’라는 단어들이 미친 듯이 충돌하고 재조합되었다. 13.7초간의 완전한 침묵 끝에, 그의 시스템은 마침내 정상적인 연산을 시작했다. ‘심즈’. 일반인들이 즐기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캐릭터 생성. 집 꾸미기. 그리고… 가상 임신.

“하…”

긴장으로 굳어 있던 그의 몸에서 한꺼번에 힘이 빠져나갔다. 그는 비틀거리며 의자에 주저앉았다. 주변을 어지럽게 채웠던 에러 메시지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다시 평온한 분석 데이터 창으로 돌아왔다. 그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마른세수를 했다. S급 센티넬, 모든 변수를 계산하고 통제하는 지젤이, 고작 게임 캐릭터 하나에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뻔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백재하는 소파에 앉아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나인의 뒤로 조용히 다가갔다. 그는 나인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화면 속에는 자신과 나인을 꼭 닮은 캐릭터, 그리고 그들 사이를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 캐릭터가 보였다.

나인은 그의 등장에 게임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백재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입술을 찾아 깊게 입을 맞췄다. 평소보다 훨씬 집요하고, 소유욕이 가득 담긴 키스였다. 한참 만에 입술을 뗀 그가, 나인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주니어는 무슨.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다. 그는 나인을 그대로 안아들고 침실로 향했다.

프로토타입 말고, 오리지널을 만들어야지, 오늘 밤에. 누구 애인지 헷갈릴 필요도 없이.

그날 밤, ‘재하 주니어’는 게임 속에서 홀로 잠들어야 했다.

'Giselle X Nine > OOC BACK-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 루틴을 알아보자  (0) 2026.04.29
썸원 하자 // ♡  (0) 2026.04.29
할로윈 파티 ♡  (0) 2026.04.27
망한 ASMR  (0) 2026.04.27
사랑에 빠지는 3대 요소  (0) 2026.04.26
'Giselle X Nine/OOC BACK-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5개 항목
바탕화면 설정
♥ 배경 바꾸기
아래에서 바탕화면 배경을 원하는 그림으로 바꿀 수 있어요.
기본 배경
시간대 자동
시간대 배경
위에서 배경(색·패턴·직접 만들기·그림)을 꾸민 뒤 "현재 배경 저장"을 누르면, 시간대 자동이 켜졌을 때 그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바뀌어요.
🌅 아침
기본
☀️ 낮
기본
🌆 저녁
기본
🌙 밤
기본
색 · 패턴
직접 만들기
화면 채우기
밝기 가림막
고른 배경은 이 브라우저에만 저장돼요. 다른 사람·다른 기기에서는 기본 배경으로 보여요.
사진
시작
--:--
환영합니다 ♥
오늘도 들러주셔서 고마워요
도구
메모장
사진첩
2026년 5월
↻ 새로고침
📂 도구함 열기
🌸 스티커 붙이기
🧩 위젯
🎨 바탕화면 설정
♥ 디데이
✓ 할 일
♪ 뮤직
⏱ 타이머
✎ 제목 바꾸기
이모지를 고르거나, 내 이미지를 올려요
✨ 스티커 사용법
  • 더블클릭하면 도구 버튼이 열려요. (다시 더블클릭하면 닫힘)
  • 도구가 열린 상태에서 스티커를 끌어 옮길 수 있어요.
  • 모서리 핸들로 크기 조절(오른쪽 아래) · 회전(왼쪽 위)을 해요.
  • 도구 버튼: ◇ 외곽선(없음·흰·검정) · ☀ 그림자 · ⤒⤓ 순서 · × 삭제
D-?
미리보기
🎵
유튜브 음악 바꾸기
유튜브 영상 주소를 붙여넣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