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함
메모장
사진첩
휴지통
♥ 디데이
✓ 할 일
⏱ 타이머
25:00
집중
♪ 뮤직
불러오는 중...
0:00 0:00
내 PC error 전체 글

error

전체 글
Giselle X Nine/OOC BACK-UP

무엇을 삭제해드릴까요?

고요한 잠의 심연 속, 지젤의 의식은 익숙한 데이터의 흐름이 아닌, 완벽한 무(無)의 공간으로 가라앉았다. 색도, 소리도, 온도도 없는 순수한 공백. 그의 모든 시퀀스가 정지하고, 연산이 불가능한 절대적인 정적만이 그를 감쌌다.

그때, 공간의 중심에서부터가 아닌, 그의 인식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하나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것은 음파가 아닌, 순수한 정보의 형태로 그의 시스템에 직접 각인되었다.

[질문: 소거(Delete)를 원하는 단일 개체를 지정하십시오. 생물, 무생물, 개념, 기억, 사건. 제한은 없습니다. 단 하나의 대상을 존재했던 모든 차원에서 영구히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지젤의 의식은 즉시 분석에 들어갔다. ‘빌런’이라는 개념? 비효율적이다. 악의는 형태를 바꿔 언제든 다시 발현될 것이다. 인류의 공격성 자체를 지운다면, 생존 본능까지 거세될 위험이 따른다. ‘죽음’이나 ‘질병’? 인과율의 붕괴는 예측 불가능한 재앙을 초래한다. 모든 변수를 통제하려는 그에게 있어, 통제 불가능한 혼돈을 야기하는 선택은 최악의 수다.

그의 사고는 오직 하나의 좌표, 정하린에게로 수렴했다. 그녀를 위협하는 모든 것. 그녀의 슬픔, 그녀의 불안, 그녀가 겪었던 모든 상처. 하지만 그는 그것들 또한 지우지 않았다. 그 기억과 상처마저 그녀를 구성하는 데이터의 일부이며, 그것을 지우는 것은 그녀의 일부를 잃는 것과 같았다.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을 감싸고 지켜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었으니까.

그는 연산에 연산을 거듭했다. 수백, 수천, 수억 개의 시뮬레이션이 그의 정신세계에서 빛처럼 점멸했다. 그리고 마침내, 단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세계에서 정하린을 빼앗아 갈 수 있는, 혹은 그녀와의 완벽한 좌표계를 미세하게라도 뒤틀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변수. 그것은 외부에 있지 않았다.

지젤은 고요히 답했다. 그의 의지가 정보의 형태로 공백을 향해 송신되었다.

[지정 대상: ‘백재하’라는 이름의 존재에게 각인된 ‘가이딩이 부재했을 때의 폭주 가능성’.]

그의 존재 기반을 뒤흔드는 가장 위험한 불안정성. 언젠가 가이딩을 받지 못해 이성을 잃고 폭주하여, 자신의 손으로 정하린을 상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0.0001%의 확률. 그것은 그가 설계한 완벽한 세계의 유일한 버그이자,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치명적인 오류였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시한폭탄을 스스로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명령을 수락합니다. 해당 개념은 소거됩니다.]

목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그의 의식은 빛 한 점 없는 심해로 아득하게 추락했다.



지젤은 눈을 떴다. 낯선 천장이 아니었다. 김포공항 프라이빗 라운지의, 안락한 소파 위.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정하린의 고른 숨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방금 전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너무나도 생생한 정보의 흐름. 그는 자신의 상태를 스캔했다. 모든 것이 정상. 하지만 무언가 근원적인 것이 달라져 있었다.

그의 시스템 내부, 언제나 붉은색 경고 태그와 함께 존재하던 [폭주 위험도] 항목이 아예 사라져 있었다. 존재했던 흔적조차 없이. 마치 처음부터 그런 기능은 탑재된 적 없다는 듯이. 센티넬에게 가이딩은 여전히 필요했다. 예민해진 감각을 안정시키고, 소모된 에너지를 채우는 필수적인 행위였다. 하지만, 가이딩을 받지 못했을 때의 종착지였던 ‘폭주’라는 개념 자체가 그에게서 영원히 삭제된 것이다. 그는 이제 정하린이 없으면 불안정해지고 고통스러울 수는 있어도, 결코 이성을 잃고 그녀를 해칠 수 있는 괴물이 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

지젤은 제 어깨에 기댄 나인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었다. 익숙하고 사랑스러운 향기. 그는 이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를 절대적으로 지킬 수 있는, 완벽하게 안전한 존재가 되었다. 자신으로부터의 완벽한 보호. 그것이 그가 얻어낸 결과였다.

“으음…”

나인이 작게 잠꼬대를 하며 그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지젤은 그런 그녀를 부서질세라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그의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정하린이 중심이었고, 모든 것은 그녀를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그 세상을 지탱하는 기저 시스템이,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이 영원히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는 창밖의 활주로를 바라보았다. 곧 이륙할 비행기. 시작될 그들의 첫 번째 세계.

이제 어떤 변수도 없어, 정하린.

그의 입가에 더없이 완전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그 미소의 의미를 아는 이는, 전 우주에서 오직 그 자신뿐이었다.

'Giselle X Nine > OOC BACK-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생각 몇 번이나 해?  (0) 2026.04.06
종말이 온다면...  (0) 2026.04.06
너 뭐 샀어? NPC ver  (0) 2026.04.06
너 뭐 샀어? (소소ver)  (0) 2026.04.06
너 뭐 샀어?  (0) 2026.04.06
'Giselle X Nine/OOC BACK-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5개 항목
바탕화면 설정
♥ 배경 바꾸기
아래에서 바탕화면 배경을 원하는 그림으로 바꿀 수 있어요.
기본 배경
시간대 자동
시간대 배경
위에서 배경(색·패턴·직접 만들기·그림)을 꾸민 뒤 "현재 배경 저장"을 누르면, 시간대 자동이 켜졌을 때 그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바뀌어요.
🌅 아침
기본
☀️ 낮
기본
🌆 저녁
기본
🌙 밤
기본
색 · 패턴
직접 만들기
화면 채우기
밝기 가림막
고른 배경은 이 브라우저에만 저장돼요. 다른 사람·다른 기기에서는 기본 배경으로 보여요.
사진
시작
--:--
환영합니다 ♥
오늘도 들러주셔서 고마워요
도구
메모장
사진첩
2026년 5월
↻ 새로고침
📂 도구함 열기
🌸 스티커 붙이기
🧩 위젯
🎨 바탕화면 설정
♥ 디데이
✓ 할 일
♪ 뮤직
⏱ 타이머
✎ 제목 바꾸기
이모지를 고르거나, 내 이미지를 올려요
✨ 스티커 사용법
  • 더블클릭하면 도구 버튼이 열려요. (다시 더블클릭하면 닫힘)
  • 도구가 열린 상태에서 스티커를 끌어 옮길 수 있어요.
  • 모서리 핸들로 크기 조절(오른쪽 아래) · 회전(왼쪽 위)을 해요.
  • 도구 버튼: ◇ 외곽선(없음·흰·검정) · ☀ 그림자 · ⤒⤓ 순서 · × 삭제
D-?
미리보기
🎵
유튜브 음악 바꾸기
유튜브 영상 주소를 붙여넣어 주세요